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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살아야만 할까?others/잡담 2024. 1. 20. 14:20728x90
2007년 1월 노키아TMC 노동자들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출처: 경남신문: 전강용 기자
나는 아버지처럼 살고 싶었다. 마산 자유무역지역에 있는 노키아TMC에 다니시던 아버지.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었다. 그런데, 1998년 IMF를 거치면서 마산의 경제는 점점 가라앉고, 2014년 노키아TMC가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우리집의 경제도 같이 가라앉았다.2016년 12월 성동조선의 골리앗크레인이 철거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998년에 마산에 태어난 나는 점점 가라앉는 암울한 시대를 살았다. 내가 사는 지역도 점점 가라앉고, 우리집 살림살이도 점점 팍팍해졌다. 마산의 수출 기업은 더 싼 임금을 찾아 떠나고,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마산이 창원으로 통합되고, 마산판 '말뫼의 눈물'을 두 눈으로 보았다. 당시 꽤나 괜찮은 신축 아파트에 살던 우리집은 점점 외곽으로 점점 더 작은 집으로 밀려났다.
얼마 전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를 찾아보았다. 당시 학년당 6개 반이 있고, 한 반에 35명 넘게 북적이던 학교는 이제 학년당 2, 3개 반 밖에 남지 않았다. 출산율이 떨어져서 시골의 초등학교가 폐교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 사례가 있을 줄 몰랐다. 그때 당시 세련된 신축 단지에 있던 내 모교가 이렇게 쪼그라든걸 보니 마음이 아프다...
유튜브 슈카월드 1월 10일 영상
21세기에도 여전한 '무작정 서울 상경'
2024년 1월 10일 슈카월드 영상의 제목과 썸네일이다슈카월드의 영상을 보니 취업하기 위해 서울로 온 친구들 선후배들이 떠오른다.. 지방 일자리의 몰락...
고향에 살았던 내 친구들.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아직 지방에 남아있지만, 취업한 친구들, 선후배들은 거진 다 지역을 떠났다. 떠난 사람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취업했다.
지방국립대 IT 전공에 진학한 나는 졸업하고 내 지역에서 먹고 살고 싶었다. 고향 근처는 아니더라도, 부산에 있는 센텀시티나, 창원에 있는 국가산단에 다닐 것이라 막연히 상상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좋은 일자리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 특히 IT 업종은 더더욱 수도권에 집중되어있다.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지역을 떠날 수 밖에 없다.
나는 지금 서울에 있다. 신림동 번화가 옆 환기가 안 되는 내창 고시원에 누워있으니, 참 많은 생각이 든다. 서울에 취업해도 지옥고(지하, 옥탑, 고시원)에 살아야 하는 건가? 아니면 지옥철을 버텨야하는 건가... 시끄럽고, 물가도 비싸고, 날씨도 너무 춥고, 사람도 너무 많은 서울에 살기 싫다. 그렇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는 지방에서 살기에는 자신이 없다.
집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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